설렜던 첫 밤낚시로 올림 낚시, 내림낚시 해보기 난 내림이 체질인듯
어제 주말 근무를 하고 8시 퇴근 무렵 오빠한테서 카톡이 옵니다.
밤낚시 갈래?
제가 낚시에 취미를 갖고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배우는 게 재밌어 보이는지 저를 가르치는 열의가 대단합니다.
일하고 퇴근하는 내게 낚시로 밤을 새우라니....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일해서 피곤하기도 하지만 낚시가서 졸 것 같았거든요.
낚시의 꽃이 밤낚시라고 하는데 궁금하기도 하고 오빠가 언제 이렇게 신경 써주려나 싶은 마음에 가기로 결정하였습니다.
퇴근하고 집에 와서 낚시채비를 하고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오빠 차에 오릅니다.
9시가 되어가니 도로가 한산하여 방축리 낚시터로 가는 길을 부드럽게 달립니다.
장소 : 방축리 낚시터
주소 : 천안시 서북구 직산읍 군동리 33
입어료 : 주중 10,000원 / 주말 15,000원
영업시간 : 24시간 (밤낚시할 경우: 밤 10시 이전에 가야 함)
낚시터에 와보니 시골이라서 한적하고 어두운데 개구리 소리와 귀뚜라미, 풀벌레 소리에 귀가 시끄럽습니다.
집 주변에서는 듣기 어려운 여름날의 소리에 잠시 귀 기울여 봅니다.
소좌대를 펴서 세팅해놓고 낚시가방에서 사용할 낚싯대로 12척을 준비했습니다.
저번에 내림낚시를 계속해서 올림 낚시를 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낚싯대 : 12척 / 원줄: 나일론 2호, 목줄: 본드사 630D로 7cm, 10cm 단차 3cm
채비 : 내림 낚싯대에 올림 채비
찌 : 2.3g - 35cm
바늘 : 덕용 이두메지나 5호
채비는 미리 해두었지만 찌맞춤을 못해서 어제 낚시터에 가서 오빠가 찌맞춤을 해주네요.
오빠가 어시를 한다고 해서 무슨 어시냐고 했지만,
고맙게도 제가 물고기를 잡으면 옆에서 뜰채로 건져주고 바늘도 빼준다고 하네요..
좌대에 불이 들어오지만 낮만큼이나 환한 게 하니라서 잘 안 보여서 걱정이었거든요.
정말 환하지는 않지만 불을 켜봐서 낚시하기에는 불편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희 말고 낚시하러 오신 조사님들이 반대편에 3분이나 계시네요..
낚시 떡밥은 아쿠아텍 II 150cc+보리 100cc+ 물 150cc으로 준비하였습니다.
섞어놓고 커피 한잔 하면서 숙성되기를 기다립니다.
오빠가 채비해준 올림 채비 전자 케미를 바라보면서 밤샐 각오를 다져봅니다.ㅎㅎ
찌에 예신이 있기는 하지만 위로 올라오지 않습니다.
어두운 곳에서 보는 전자 찌가 잘 보이기는 하지만 더 집중해서 보게 되네요..
몸도 피곤하고 살짝 졸음도 몰려옵니다.
밤 9시 30분에 시작해서 밤 11시가 될 동안에 물고기를 2마리 잡았습니다.
밤에 잡히는 물고기들은 낮에 잡는 물고기보다 좀 중량이 나가는 것 같습니다.
낚시하는 손맛이 묵직해서 좋았지만 입질이 거의 없어서인지 집중력도 떨어지고 피곤까지 몰려오니 점점 흥미를 잃게 되면서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투덜투덜하면서 그냥 내림 낚시가 편한 것 같다면서 바꿔 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오빠가 며칠 전에 준 7척과 9척 중에 7척을 사용하기로 하고 다시 찌맞춤을 했습니다.
낚싯대 : 싸파 참죽 중층대 7척 / 원줄 : 나일론 2호, 목줄 : 나일론 1호 25cm, 30cm 긴 목줄이고 단차 5cm
바늘 : 해동조구 무미늘 금침 5호
찌 : 1.2g 전자찌
채비 : 내림 낚시 되돌림 기법
전자찌가 선명하면서 예쁩니다. 이것도 시간이 지날수록 배터리 수명이 줄어들면서 빛이 처음보다 점점 약해지더라고요.
내림낚시가 올림 낚시할 때보다 입질도 잘 오고 더 잘 보여서 계속 물고기를 낚습니다.
일단, 낚싯대가 올림 낚싯대(12척) 보다 훨씬 가벼워서 챔질 하기에도 팔에 무리가 덜 갑니다.
물고기를 연신 잡다 보니 오빠가 옆에서 뜰채로 건져서 바늘까지 빼주는 어시 해주지 않았으면 잘 안 보여서 고생했을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낚시를 편하게 하다니...
제가 오늘 낚시는 공주 낚시라면서 오빠 덕에 편하게 낚시한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답니다.ㅋㅋ
방축리 낚시터에 밤에는 왜가리가 나오는데 물고기들을 연신 잡아서 수풀에 던져놓고 상하게 한다면서 사장님이 새총을 줍니다.
오빠가 어제는 밤낚시 안 하는 걸 알고 옆에서 어시 하면서 왜가리가 나타나면 새총으로 쏴달라고 부탁을 하네요..
담긴 통을 보니 새총과 쇠구슬 5개가 들어 있습니다.
한 발만 맞아도 기절할 것 같네요..
하지만 어제는 왜가리가 눈치가 좋은지 밤새 낚시를 하여도 나타나지 않아서 새총은 무용지물이 되었답니다.
입질이 잘 와서 내림 낚시로 재밌게 하는데 목표조과로 50마리중 44마리 잡아서 점점 목표 조과에 가까와지니 목표를 채울수 있고 집에 갈수 있다는 생각에 더욱 신이 났습니다.
다시 입질이 와서 기분좋게 챔질을 하는데 갑자기 뚝!!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낚싯대가 부러졌습니다.
나도 놀라고 오빠도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했습니다.
오빠는 올해 부러진 낚싯대가 몇 개인지 속상해하면서 부러진 낚싯대를 정리했습니다.
어느덧 새벽 3시 20분이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부러진 낚싯대 때문에 미안하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하면서 낚시를 더 하고 싶은 의욕이 사라졌습니다.
그러더니 못 느꼈던 피로감과 졸음이 한꺼번에 몰려와 급속도로 피곤해졌습니다.
그래서 정리하고 집에 가기로 했습니다.
나름 올림 낚시도 해보려 했지만 내림 낚시보다는 입질이 잘 안 와서 저한테는 잘 안 맞는 것 같습니다.
밤낚시를 처음 해보았지만 장비들을 제대로 갖추지 않으면 밤낚시하는데 불편함이 많을 것 같고
저는 아직 초보라서 낮에 낚시 하는 게 좀 더 수월한 것 같습니다.
오늘 휴가라 밤낚시로 새벽에 집에 와서 늦게까지 잤는데도 피곤하고 졸리네요..